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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문학의향기 > 추천시

 
작성일 : 10-06-27 19:33
[정지용] 향수
 글쓴이 : 안갑선
조회 : 1,963  
향 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절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ㅡ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ㅡ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ㅡ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ㅡ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섞은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어 도란도란거리는 곳,

 

ㅡ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鄭芝溶)님..1903~

 

시인.충북 옥천 출신.일본 도시샤 대학 영문학 졸업.

휘문학교 재학중에 동인지<요람>에 <향수>등 명시를 발표하기 시작.

30년<시문학>에 참여하여 <초수>등 감각적인 詩를 발표.

이상(李箱)을 발굴하고, 박목월.조지훈.박두진등을 등단시켰으며,

시를 `언어의 예술'이라는 관점에서 파악하여 우리 현대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슴.

저서 <정지용 시집>,<백록담>외에 <문학 독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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