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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3-03 06:23
[길상호] 너라는 소문
 글쓴이 : 안갑선
조회 : 1,679  

너라는 소문 / 길상호

 

 

  고로쇠 호스를 혈관에 꽂고 오늘은 나무의 맥박으로 눕고 싶어, 수천 개 푸른 귀를 달고도 너의 말에 넘어지지 않는 뿌리가 필요해, 가지에 가지를 친 너의 말들을 가지마다 찾아가 가만히 푸른 손으로 틀어막겠어, 그래도 근원을 알 수 없는 말들은 나이테 두루마리에 차곡차곡 새겨놨다가 죽어서도 가져가겠어, 스스로 속을 파내고 관이 되어 거기 부장품처럼 너의 말들 안치할 거야, 밤마다 유리창에 흔들리는 나무 그림자 때문에 너의 잠도 편치 않겠지, 나를 꺾고 싶은 너의 바람, 그렇게 강도를 낮춰도 소용이 없어, 내게는 온몸에 박아둔 낚시들이 있거든, 가지 끝 푸른 미끼를 무는 순간 파르르 너의 말들은 낚이게 될 거야, 그러면 너는 온통 푸르게 변한 내 얼굴과 마주해야 해, 조심해! 그 말의 주인공이 너라는 소문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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