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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13 04:30
[고형렬] 고니의 발을 보다
 글쓴이 : 안갑선
조회 : 1,790  

고니의 발을 보다 / 고형렬


고니들의 기다란 가느다란 발이 논둑을 넘어간다
넘어가면서 마른
풀 하나 건들지 않는다
 
고니 한 식구들이 눈발 위에서 걸어가다가 문득 멈추어 섰다
고니들의 길고 가느다란 발은 정말 까맣고
윤기 나는 나뭇가지 같다
(그들의 다리가 들어올려질 때는 작은 발가락들이 일제히 오므라졌다
다시 내디딜 땐 그 세 발가락이 활짝 펴졌다)
아, 아무 것도 들어올리지 않는!
 
반짝이는
그 사이로 눈발이 영화처럼 날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마치 내게는 그들의 집은
저 눈 내리는 하늘 속인 것 같았다.
끝없이 눈들이 붐비는 하늘 속
고니들은 눈송이도 건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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