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갑선시인의 봉당에 있는 청서듦◎

 
 

  회원 : 0   비회원 : 7

오늘 : 146 어제 : 216
최대 : 498 전체 : 508,253


HOME > 문학의향기 > 추천시

 
작성일 : 11-04-13 04:33
[강정] 폭우
 글쓴이 : 안갑선
조회 : 2,042  

폭우 

-다시, 톰 웨이츠에게


강정



훈제오징어 다리처럼 살이 휘어진 우산은 받치는 둥 마는 둥

몸을 홀딱 적신 채

급류에 떠밀려온 인어공주라도 기다리는 양

멀찍이 고개를 돌렸죠

그랬더니 내가 기다렸던 게 정말 인어공주였다는 걸 깨닫고는

그만 그 자리에서 온몸이 줄줄 흘러내렸어요

우산들이 거꾸로 뒤집어져서는 大路 위를 둥둥 떠다니고

지하철역 입구에선 막 태어난 새떼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는 빗방울에 섞인 몸을 받아먹데요


모든 음악이 인어의 신음소리로 들리니

이제 인간의 사랑은 글렀어라

내 사랑이 아니어라

지구가 이토록 열렬히 물집을 터뜨리고

새와 물고기가 허공에서 살을 맞대 온갖 울음 토해내는데


 
 

 
게시물 총65건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65 [김종제] 바람의 고백(告白) 안갑선 03-22 802
64 [김왕노] 나팔꽃 필사본 안갑선 03-21 824
63 [이생진] 늙지 않는 아버지 안갑선 05-17 1100
62 [강정] 폭우 안갑선 04-13 2043
61 [고형렬] 고니의 발을 보다 안갑선 04-13 1791
60 [김나영] 활 안갑선 03-24 1686
59 [박후기] 애자의 슬픔 안갑선 03-11 1948
58 [문정영] 괄약근 안갑선 03-08 1854
57 [김륭] 늙은 지붕위의 여우비 처럼 안갑선 03-03 2178
56 [길상호] 너라는 소문 안갑선 03-03 1680
55 [권혁웅] 마다가스카르가 떠다닌다 안갑선 03-03 1507
54 [고영] 감염 안갑선 03-03 1531
53 [강영은] 바람의 금지구역 안갑선 03-03 1583
52 [박두진] 청산도 안갑선 03-01 5497
51 [오규원] 한 잎의 여자 1 2 3 안갑선 01-03 5706
50 [이기철] 추운 것들과 함께 안갑선 10-11 1950
49 [박미라] 우리 집에 왜 왔니? (5) 안갑선 10-10 2009
48 [홍일표] 수국에 이르다 (외 1편) 안갑선 10-10 1693
47 [유정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안갑선 10-10 1820
46 [최형심] 겨울은 철거를 기다린다 안갑선 10-08 2504
 
 
 1  2  3  4  
and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