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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5-09 23:13
폭설 내린 날
 글쓴이 : 안갑선
조회 : 933  
폭설 내린 날


詩 안갑선


폭설이 내렸다
폭설이 내렸다는 것은 빙판이 될 수 있다는 것
넘어질 수 있다는 것
만약 바다에 폭설이 내렸다면
빙판이 될 일이거나
넘어질 일이 뭐 있으랴
세상사 볼품 뭐 있으랴

살다 보면 아픔도 겪는 일
미끄럽다고 눈을 탓하지 않으리
조심성 없었다고 나를 탓하지 않으리

넘어졌다는 것은
일어설 수 있다는 것
일어서서 다시 걸을 수 있다는 것
무수히 넘어져도
해맑게 웃으며 일어서서
다시 제 갈 길 갈 수 있다는 것

폭설 내린 날에는
눈이 미끄러웠던 것이 아니라
밑창이 다 닳도록 험난한 세상 힘겹게 끌고 다녔으므로
신발이 나를 넘어뜨렸을지도 모를 일이나
내가 살아 있으므로
벌떡 일어나 내일로 걸어갈 수 있어 넘어져도 행복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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