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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18 21:21
눈의 스토리 / 계간 다시올문학 2018 봄
 글쓴이 : 안갑선
조회 : 143  
눈의 스토리

시 안갑선


부처님 왼손에 수북이 공양도 하고는
한치 오차 없이 마치 자석을 붙여 놓은 것 마냥
제 자리에 쩍쩍 달라붙는 내리는 눈은
마치 리얼을 가장한 각본이었다
책장을 열자 페이지마다 가득한 사연이 쏟아진다
가슴 설레게 하는 단어에
활자는 수줍게 옆으로 돌아앉는다
어느 한 페이지에서는 저 눈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내리고 또 내려 켜켜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당신은 머-얼리 있었으니까 그렇게 쓰여 있었다

새의길을 걸으며 눈꽃 걸어 놓고
사람들의 시선을 활짝 개화 시켜 놓는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혀를 길게 뽑고 휘젓는다
눈은 어느 구석에 봉분처럼 쌓일 법도 한데
지상에 말뚝 박고 선분의 방향과
고 저차를 계산하여 눈이 내리는지
할머니도 굽은 등판에 쌓인 눈을 짊어지고
고심하며 눈길을 걷고 있다
그 옆으로 리어카에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 가득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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