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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6-2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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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 새[2011년 시와울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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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안갑선
 조회 : 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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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 새
詩 안갑선
나는 노동자다
회사일 끝내고도 쌍굴 터널 공사장에서 철야를 한다
감기걸린 아이도 아비를 도와준다며 도랑에서 호미질하고 있다
시동 꺼트릴 때마다 능수능란하게 기계를 고쳐주는 아내
분명히 어제도 거친 숨 몰아 토해내며
강도 높은 공사를 강행한 듯 몸이 축 늘어진다
작업량에 비례한 때문인지
목젖도 터널 바닥까지 질질 끌리고 있어 병원에 갔는데
혀도 커서 잘라내야 한다고 의사는 싹둑 잘라 말한다
놀란 혀가 치아 담장에 몸 얹고 축 늘어져 있다
마주 앉아 있던 알맞은 혀 가진 의사는 다문 입 열자 꽃 핀다
청각으로 느끼는 혀의 수술 달콤하다
작은 떡잎 두 개 움찔거릴 때마다 피어나는 다색의 꽃 꺾으며
산재를 받으려는 목젖 밀치고 혀는
자기 몸 잘라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싹둑 잘라내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와 별별 목젖의 수다 밤새도록 이어졌는지
밥 먹다가 입이 쩍 벌어졌다
밤잠 설친 혀 어금니 사이로 들어와 누웠다가 변을 당했다
아프다
어젯밤 일도 만성이 되어 연방 모르쇠 하는 아내가
쌍굴 터널 공사장에서 새를 키우며
새의 울음을 자장가로 듣는다는 것이
체납 된 목젖의 월급이거나 혀의 무 노임 같다
2007.07.09.월.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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