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안갑선서재 > 시가담긴옹기

작성일 : 08-07-22 13:45 벌레  글쓴이 : 안갑선 조회 : 1,968   벌레 詩  안갑선 탁탁탁탁 - 잘게 썰리는 달빛 사내는 바지 주머니에 벌레 한 마리 담고 도마 위를 걷는다 시퍼런 칼날 피해 좌우로 벌레가 머리 쳐든다 사내는 여자 향수 뒤따르며 벌레집 짓는다 쪽방 벽면 담배꽁초며 화장지가 꽃이 되어 피어 있다 끙 - 누군가 하루의 고된 일 끝내고 누워 신음하는 소리 꽃을 빼들고 어둠이 도사린 판자의 못 구멍 통해 허연 흰자위 넓힌다 잎사귀 위에서 사지 떨며 괴로워하다 무너지는 형체를 본다 노크 소리와 함께 벌레집이 완성되어 누군가 지나갔을 법도 한 질펀한 길에 첫 발을 옮긴다 별을 헤아릴 수 있는 창 찾아 목 늘이고 땅속으로 함몰되는가 싶으면 비호처럼 칼 휘두르고 기 모아 발출한다 톡 - 누군가 꽃이 걸렸던 벽면으로 검은 눈동자 내던지고 있다 벌레는 마지막 춤사위 추며 지나다녔던 길 위에 흥건한 자국 남겼다 사내는 벌레를 부축하고 조져지는 달빛 등에 업고 집으로 돌아와 깜빡거리는 형광등 아래 눕는다 벌레도 사내 옆에서 늘어져 눕는다 2006.02.18.토.08.24. 이름 패스워드 bfa9c93060e3

게시물 총135건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55 함정 안갑선 11-07 3216 54 무심결 -"2010년 천안문학 가을호에 발표"- 안갑선 10-22 3116 53 가을이 차다 -"2012년 천안문학 여름호 발표"- 안갑선 09-05 3270 52 복수초 -천안문학 발표- 안갑선 08-29 3456 51 마음 깊은 곳의 옛사랑 안갑선 08-26 3610 50 놀란 개 안갑선 08-25 3586 49 도토리의 사연 안갑선 08-23 3110 48 아스팔트강 2013 계간 현대문학사조 봄호 발표 안갑선 08-08 3488 47 잠수시업[潛水詩業]중 안갑선 07-22 3082 46 삶이 읽히지 않는다 안갑선 07-31 3113 45 진솔한 이야기 안갑선 07-21 2152 44 마름, 살아가는 법 안갑선 07-19 2204 43 하루 안갑선 07-16 1972 42 밑불 안갑선 07-16 2211 41 수리 안갑선 07-16 2330 40 의문 안갑선 07-15 2128 39 잃어버린 행로行路 안갑선 12-09 2101 38 자화상 안갑선 07-15 2225 37 물도화지 4 / 장마 안갑선 02-12 2093 36 생활요리 법 안갑선 01-12 2056      1  2  3  4  5  6  7   제목 내용 제목+내용 회원아이디 회원아이디(코) 글쓴이 글쓴이(코) and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