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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10-24 08:12 당신 닮았습니다 2013 계간 현대문학사조 봄호 발표  글쓴이 : 안갑선 조회 : 2,019   . 당신 닮았습니다 詩 안갑선 담장에 걸려 있는 호박을 봅니다 허공에 가볍게 앉아 태평스럽다 여유롭다 말 할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고 태풍이 몰아쳐도 급하지 않게 아주 가볍게 흔들립니다 저 육중한 무게가 바람에 밀려 양철벽 쿵쿵 부딪지만 허공을 유영하게 하는 것은 엄지 굵기 넝쿨이란 것에 관하여   아래로 크기만 하는 까닭에 관심이 없습니다 덕분에 태평스럽게 몸집만 불리는 호박 넝쿨이 혈액을 다 빼주고 결국 인연을 놓고 말았을 때 호박은 비로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남의 나무에 얹혀 살면서 뼈대만 남도록 자신을 키운 것을 알고 저것 보세요 여름내 불렸던 몸피를 땅에 엎드려 폭삭폭삭 줄이는 호박 가날프지만 모진 세월 참 많이도 참고 견딘 호박넝쿨이 어머니 당신 닮았습니다 2008.10.23.목. 이름 패스워드 6cd28701d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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