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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7-3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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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읽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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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안갑선
 조회 : 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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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읽히지 않는다
詩 안갑선
나의 길은 탄탄대로라고 믿지
엔진이 과열돼도 질주의 본능을 놓지 못하지
그러다가 운무가 피어올라 희미해지는 길을 보게 되네
어느 날 문뜩 급부레이크를 밟고 멈춰 서게 되고
쏠림 현상 때문에 아픔도 느끼게 되지
세월의 강을 건너오면서 겪었던 많은 일을 회상하며
각종 부품이 닳았거나 녹슨 결함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지
이슬만 왔다가는 첩첩 산골에 수억 수천 년 동안
호수가 펼쳐 놓은 필살진에 갇혀 살고 있는 물고기처럼
이 오지에서 홀로 버려진 공포에 대하여 몸서리치며 자학하게 되지
전파가 접속되지 않는 내비게이션에
최단거리를 설정하고 광속으로 탈출하고 싶어하지
삶이 고장 났다면 부품도 결품이고 연장도 없고
기술과 비법을 전수해 줄 장인도 없는 낯선 땅에서의 사실적 좌절
길치까지 되어가는 몽롱한 현실에
여보 미안하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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