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詩 안갑선
경운기 딸딸거리길래
봄이 올 때쯤 되었겠구나 기다렸었지요
알싸한 고뇌와 갈등으로 몸부림치던 겨울이
고풍스럽게 새로이 시작하는 봄을 기다렸는데
문득 머리 위에서 매미가 맴맴 거리네요
십 리 밖에서도
뼈마디 휭하게 보이도록 혹독한 세월 견뎌내고
세상 달관한 것처럼
태평스럽게 재잘거리던 봄과 함께 놀았을
그 많은 친구들 이름 뇌 아려 봅니다
쾌활(유채꽃) 온화(찔레꽃) 희망(개나리) 사랑의신(민들레)
나의행복(자운영) 사랑의즐거움(진달래) 보물주머니(현호색)
행복이 돌아옴(은방울꽃) 절제(처녀치마) 고결(매화)
..... 질투(얼레지)
나는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여 외롭습니다
한 번 더
봄을 가불하면 안될까요
"2011년 천안문학 51집 여름호에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