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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3-08 03:30
[문정영] 괄약근
 글쓴이 : 안갑선
조회 : 1,934  
괄약근 / 문정영

 

 

  어느 것에나 절정은 있다. 그 절정으로 사그라지는 꽃들은 별 몇 개가 뜨고 지는 것하고는 사뭇 다르다. 내 몸의 일부가 봄의 절정으로 가는 순간에 괄약근을 조이며 천천히 나를 풀어 놓는다. 
  햇빛으로 글씨 쓸 수 있는 시간은 구름의 괄약근이 있어도 일 년에 몇 달 하루에 몇 시간 허락되지 않는다. 한 꽃으로 편지를 물들이는 날들은 구름이 쉬는 시간에만 통한다. 그때 힘들이지 않고 갈겨쓴 햇빛의 문장은 수식어가 필요 없다.
  창경궁 어느 왕조의 말년에 가져다 놓은 신식 침대 모서리가 밀려나지 않으려고 힘주고 있다. 아직 날아가지 않은 옛것들의 냄새가 고개를 내민 사람들의 싱싱한 폐에 닿는 그 아찔한 순간, 항문을 조이는 힘이 근정전 뜨락의 봄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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